<양기대 광명시장> “통섭의 리더십 이제 경기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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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월드 9월호] 양기대 광명시장

폐광-문화콘텐츠 융합·대형 유통-소상공인 상생·공무원-시민 공감 이끌어

‘무모한 도전을 현실로 만드는 마술사.’ 양기대(55) 광명시장의 이미지다. 40년 넘도록 방치되어 있던 폐광산을 광명의 랜드마크인 광명동굴로 변신시켰고 허허벌판이었던 KTX광명역 주변을 세련된 쇼핑단지로 만들었다. 광명역을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출발역으로 키우고자 대륙철도가 이어질 러시아·중국·몽골의 도시를 찾아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무모한 도전’을 현실로 만든 비결은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 정치=신뢰라는 굳은 신념,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는 통섭의 리더십이다. 광명에서 경기도라는 큰 무대로 옮길 고민을 하고 있는 양 시장 을 만났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보기 드문 ‘상생’의 역사를 주도한 양기대 광명시장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 패배는 보약

양 시장은 언론인 출신이다. 동아일보에서 15년간 사회부· 정치부· 경 제부 기자로 근무했다. ‘한국의 기자상’을 두 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근성 있는 기자였다. 2004년 초 정치권으로 옮겼다. 한해 전에 창당한 열린우리당에 입당했 고 광명을 당원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정치인이 어릴 적부터 꿈이었다. 더 늦으면 후회할까봐 과감하게 선택했다”며 당시를 회상하면서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남북통일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정치인으로의 변신 이유 를 밝혔다. 기자로서 권력과 사회를 감시할 수 있지만 현실 정치에서 직접 세상을 바 꾸고 싶은 목마름은 여전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치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광명을 선거에서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에게 두 번이나 연달아 패했다.

KTX광명역이 출발역인 유라시아 대륙철도 노선

무려 6년이나 ‘반백수’로 지 낸 양 시장은 “선거 패배는 매우 썼지만 약이 되었다”며 “무심코 스쳐왔던 주변을 돌아보고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2010년 16대 광명시장에 당선됐고 재선에 성공, 7년째 시장직을 맡고 있다. 15년의 기자 경력은 정치와 시정 활동에 큰 도움이 되었다, 종합적인 시각이 장점이었다. 한 면이 아닌 반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이다.

“사소한 사안이라도 소관 부서만이 아닌 전 부서가 모여 머리를 맞대면 쉽게 해결되었다”며 “공무원 특유의 부서 간 보이지 않는 벽도 허무는 효과도 보았다”고 말했다.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능력도 대책을 세우는데 힘이 되었다. 복잡하게 실 타래처럼 얽힌 사안도 결국은 중요한 실마리 하나가 관건일 때가 많았다 는 뜻이다.

‘카드늄 비가 내린다’며 동굴 개발에 반발

2004년의 광명과 2017년의 광명이 달라진 점에 대해 묻자 “처음 접한 광명 은 지명도가 한참 떨어진 위성도시였다. 예를 들어 위치를 물어보면 개봉 동 옆에 있는 도시라고 설명할 정도였다”고 말한 뒤 “이제는 광명동굴에 전국 관광객이 방문하고 KTX광명 역세권에 수도권 쇼핑객이 찾아오는 도 시가 됐다”고 커다란 변화를 설명했다.

요즘 광명사거리 땅값이 3.3㎡당 1 억원, 철산동 아파트 3.3㎡당 2000만원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양 시장의 취임 후 첫 프로젝트는 광명동굴이었다. 선거 공약을 곧바로 실천에 옮긴 것이다. 1972년 폐광된 가학광산은 2010년까지 새우젓 저장 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폐광을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양 시장의 아 이디어에 대부분 거세게 반발했다. ‘붕괴 위험이 높다’ ‘중금속인 카드늄 비가 내린다’ ‘피부병 생긴다’ ‘돈 먹는 하마가 될 것’ 등 비관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변화 없는 작은 도시의 공무원으로 의지와 경험이 없던 직원들부터 설득 하기 시작했다. 기자 시절 몸에 익혔던 소폭(소주+맥주)을 주고 받으며 직 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년간 마신 소폭만 3000잔에 달했을 정도다. 징계와 감사가 두려워 새 시도를 꺼려하는 공무원들에게 “모든 책임은 시장이 진다”며 신뢰를 쌓았고 승진이라는 보상 체계도 확실하게 보장하자 주도적으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동굴 안전, 환경 문제 등은 전문가들에게 배우고 동굴에서 식사와 와인 판 매 등 전례가 없는 아이템을 시뮬레이션하며 ‘폐광의 기적’을 탄생시켰다. 동굴과 음악콘서트, 동굴과 와인, 동굴과 벽화, 동굴과 조명쇼 등 융합과 통섭의 승리였다.

KTX광명역 역세권에 입점해 있는 이케아와 롯데아울렛 전경

중소상인의 결사 반대를 상생으로

2004년 광명역은 경부 KTX의 출발역으로 시공되었다. 경기도 서남부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명분이었다. 하지만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이 정차역으로 추가되자 광명역은 애당초 목표와 달리 간이역으로 추락했 다. 그래서 양 시장이 취임한 2010년에도 KTX광명역 주변은 전혀 개발 이 되지 않았다.

양 시장은 역세권 개발을 위해 대규모 유통업체 유치를 최우선 목표로 삼 았다. 2011년 코스트코에 이어 스웨덴까지 날아가 글로벌 가구 기업인 이 케아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중소상인들의 결사 반대였다. 광명 전통시장 상인들과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중소상인들이 생존에 위협을 느 끼고 연일 입점 저지 집회를 열었다.

양 시장은 “시위대는 상복을 입고 관 을 부수고 화형식도 가졌다”고 당시 심각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대규모 유 통업체의 입점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만 골목 상권 보호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었다.

‘폐광의 기적’으로 불리우는 광명동굴

코스트코와 이케아는 중소상인들과 상생협의를 오랜 시간 수차례 진행한 끝에 결국 합의점에 도달했다. 양 시장과 광명시의 줄을 타는 듯한 중재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최근 이슈가 되 고 있는 ‘상생’을 광명시는 5~6년전 심한 진통을 겪고 구현해 낸 것이다. 양 시장은 “사실 그때 정치 생명을 걸었다. 유치와 골목상권 보호는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과제였기 때문이다”라고 밝히면서 “‘상생’의 역사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회상했다.

북한 너머 중국·러시아 도시부터

양 시장이 유라시아 대륙철도에 착안한 때는 2015년이다. 평소 남북문제 에 관심을 쏟고 있었을 뿐 아니라 KTX광명역의 위상을 올리기 위함이었 다. KTX 출발역에서 밀려난 한을 유라시아 대륙철도 출발역으로 만회하 고 싶은 의도도 있었다. 남북관계가 호전되기만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

양 시장은 유라 시아 대륙철도가 연결될 중국과 러시아의 도시부터 접촉하기 시작했다, 단둥, 훈춘, 하산을 찾아 유라시아 대륙철도 계획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받아냈고 경제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양 시장은 2014년 북한과 중국이 고속철도 건설(개성~해주~평양~신의주 ~중국 단둥)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는 정보를 올해 초 알게 됐다. 지난 6월러시아의 이르쿠츠크와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찾아 경제교류 협약을 체결 했다. 30명의 시민원정대와 동반했다.

곧바로 KTX광명역과 개성을 잇는 유라시아 대륙철도 용역 작업에 착수했다. 양 시장은 “국가적인 사업을 작은 지자체장이 나서서 될 일이냐는 비아냥 을 많이 들었다”면서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밀알을 뿌리는 심정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굳은 의지를 표현했다. 지난 3월 광명에서 한(광명)-중(훈춘)-러(하산) 등 3개도시 문화체육축전 을 연데 이어 9월(12~15일) 훈춘에서 열리는 2차 축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경기도를 서울과 대등한 수준으로

종합병원 선정 작업도 마쳤다. 중앙대병원이 광명역 역세권 부지에 700병 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오는 11월에는 KTX광명역 안에 도심공항버스터미널이 세워진다. 양 시장은 임기 내내 365일 중 360일을 출근했다. 그것도 아침 6시에 나 와 밤 11시. 보도자료 하나까지 일일이 챙기는 꼼꼼한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나날이 변모하는 광명이 그의 손끝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 시장은 1년의 잔여 임기 동안 마무리할 사업에 대해 묻자 “광명은 타 지 역과 달리 뉴타운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고 억울한 약자를 끝까지 챙기겠다”고 밝혔고 “광명동굴의 지분을 절반 가까이 매각 해 민간이 운영토록 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했다. 내년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에 관한 질문에는 “경기도를 서울과 대등한 메 가시티로 키우고 싶은 꿈은 갖고 있다”면서도 “여론을 더 들어보고 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통섭의 리더십으로 광명을 이끌고 있는 양 시장. 광명시 공무원 12명의 이 야기를 담은 책 <광명동굴을 만든 사람들>을 먼저 펴내 공로를 넘긴 후 자 신의 심정을 실은 <폐광에서 기적을 캐다>를 나중에 출간하는 세심함을 지녔다. 수많은 상패와 상장 중에서 소상공인단체로부터 받은 감사패를 제일 자랑스럽게 여긴다. 양 시장의 무모하게 보이는 도전이 무한 도전으로 확장되길 기대하는 이들이 많은 까닭이다.

 

글 홍덕기 / 사진 이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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